K-팝 세대론 완전 정리: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5세대 아이돌까지 30년 역사
1세대, 2세대, 4세대… 팬들이 말하는 K-팝 '세대'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까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K-팝의 흐름을 대표 그룹과 산업 변화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 세대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까
- 태동기: 서태지와 아이들이 바꾼 1990년대 초반
- 1세대(1996~2002): 기획사 시스템과 팬클럽의 탄생
- 2세대(2003~2011): 아시아를 넘어선 한류
- 3세대(2012~2017): SNS와 함께 세계로
- 4세대(2018~2022): 세계관과 비대면 시대
- 5세대(2023~): 숏폼과 현지화의 시대
- K-팝 음악은 무엇이 다른가: 세대를 넘어 이어진 사운드의 특징
- 세대를 관통하는 K-팝 시스템
- 대형 기획사 이야기: 누가 K-팝을 만들어 왔나
- 세대론을 즐기는 법: 입문자를 위한 감상 루트
- 자주 묻는 질문
- 마치며: 지금 듣는 노래에도 30년이 담겨 있다
K-팝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그룹은 3세대지", "요즘은 5세대가 대세야" 같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처음 K-팝을 접한 사람에게는 이 '세대'라는 표현이 꽤 낯설게 느껴집니다. 몇 년 단위로 나누는 건지, 누가 정하는 건지, 왜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건지 궁금해지죠.
세대론은 공식적인 분류가 아니라 팬과 언론이 만들어 온 일종의 '역사 지도'입니다. 경계가 딱 떨어지지 않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말하기도 하지만, 이 지도를 알고 나면 지금 좋아하는 그룹이 어떤 흐름 위에 서 있는지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1990년대 초반의 출발점부터 오늘날의 5세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그룹과 그 시대를 바꾼 산업적 변화를 함께 살펴봅니다.
세대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까
K-팝 세대를 나누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데뷔 시기입니다. 대략 5~7년 간격으로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고 봅니다. 둘째는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입니다. 카세트테이프와 CD, 음원 사이트, 유튜브, 숏폼 영상으로 이어지는 매체의 변화가 아이돌의 활동 방식을 바꿔 왔습니다. 셋째는 활동 무대의 범위입니다. 국내 중심에서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로 시장이 넓어질 때마다 새로운 세대의 특징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세대론은 단순히 "누가 먼저 데뷔했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기술과 산업, 팬 문화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 주는 틀이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같은 해에 데뷔한 그룹이라도 어떤 활동을 주로 했는지에 따라 다른 세대로 묶이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 세대 | 대략적 시기 | 대표 그룹·가수 | 핵심 변화 |
|---|---|---|---|
| 태동기 | 1992~1995 | 서태지와 아이들 | 힙합·댄스 음악과 10대 팬덤의 등장 |
| 1세대 | 1996~2002 | H.O.T.,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 | 기획사 중심 아이돌 시스템, 팬클럽 문화 |
| 2세대 | 2003~2011 |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 일본·아시아 진출, 유튜브의 등장 |
| 3세대 | 2012~2017 | EXO, BTS, 레드벨벳, 트와이스, 블랙핑크 | SNS 소통, 미국·유럽 시장 진입 |
| 4세대 | 2018~2022 | 스트레이 키즈, ITZY, TXT,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 비대면 활동, 세계관, 글로벌 동시 데뷔 |
| 5세대 | 2023~ |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베이비몬스터, 투어스, 아일릿 | 숏폼 중심 홍보, 다국적 현지화 |
태동기: 서태지와 아이들이 바꾼 1990년대 초반
K-팝의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를 꼽습니다. 데뷔곡 〈난 알아요〉는 랩과 댄스를 전면에 내세운 곡으로, 당시 발라드와 트로트가 중심이던 가요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TV 신인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10대들은 열광했고 앨범은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음악 장르 자체보다 10대가 대중음악의 핵심 소비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데 있습니다. 노래와 춤, 패션, 메시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보여 주는 방식은 이후 아이돌 산업이 만들어지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해 '아이돌 그룹'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K-팝 세대론의 출발점에 늘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1세대(1996~2002): 기획사 시스템과 팬클럽의 탄생
1995년 이수만이 설립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듬해 5인조 그룹 H.O.T.를 데뷔시킵니다. 오디션으로 멤버를 선발하고, 노래와 춤, 외모, 콘셉트를 기획사가 체계적으로 설계해 데뷔시키는 방식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돌 시스템'의 원형이 이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H.O.T.의 성공 이후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 같은 그룹이 연이어 등장하며 1세대 아이돌의 전성기가 열렸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무엇보다 팬클럽 문화입니다. 그룹마다 상징 색깔이 정해져 H.O.T.는 흰색, 젝스키스는 노란색 풍선을 들고 공연장을 채웠습니다. 오늘날 응원봉과 공식 색깔 문화의 뿌리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000년에 데뷔한 보아는 1세대와 2세대를 잇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10대 초반에 데뷔해 일본어를 익히고 현지 활동에 집중한 보아는 2002년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며 한국 가수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현지 언어로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은 2세대 그룹들의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1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
- 음반 판매: 카세트테이프와 CD가 주요 매체였고, 밀리언셀러 앨범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 TV 음악 프로그램: 지상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인기의 척도였습니다.
- 풍선과 우비: 팬들은 그룹의 색깔에 맞춘 풍선과 우비로 소속감을 표현했습니다.
- 짧은 활동 기간: 많은 1세대 그룹이 2000년대 초 해체나 활동 중단을 겪었지만, 상당수가 훗날 재결합해 팬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2세대(2003~2011): 아시아를 넘어선 한류
2003년 동방신기의 데뷔는 2세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동방신기는 보아처럼 일본에서 현지화 전략을 펼쳐 큰 성공을 거두었고, 슈퍼주니어는 많은 멤버 수와 다양한 유닛 활동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팬덤을 넓혔습니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은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 주었습니다.
2007년은 걸그룹의 해라고 불릴 만큼 굵직한 그룹이 쏟아졌습니다. 원더걸스의 〈Tell Me〉는 전 국민이 따라 추는 '국민 댄스' 열풍을 일으켰고, 같은 해 데뷔한 소녀시대는 〈Gee〉(2009)로 오랫동안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지키며 걸그룹 전성시대를 이끌었습니다. 원더걸스는 2009년 〈Nobody〉의 영어 버전으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2NE1은 강렬한 힙합 스타일로 기존 걸그룹의 이미지를 깨뜨렸습니다.
유튜브, 그리고 강남스타일
2세대 후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유튜브입니다. 국경을 넘어 누구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면서 K-팝은 방송사나 현지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도 해외 팬과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정점이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습니다. 아이돌 그룹은 아니지만, 이 곡은 유튜브 역사상 처음으로 조회수 10억 회를 넘긴 영상이 되었고 빌보드 핫 100에서 2위까지 올랐습니다. 전 세계가 '한국 대중음악'이라는 존재를 확실히 인식한 계기였습니다.
3세대(2012~2017): SNS와 함께 세계로
3세대를 대표하는 그룹으로는 EXO와 BTS가 가장 먼저 언급됩니다. 2012년 데뷔한 EXO는 한국과 중국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로 시작해 압도적인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2013년 데뷔한 BTS는 중소 기획사 출신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출발했지만, 트위터와 유튜브, 브이로그를 통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전 세계적인 팬덤을 쌓았습니다.
BTS는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으며 미국 주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2020년에는 〈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성공은 K-팝이 '아시아의 음악'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의 한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걸그룹 쪽에서는 레드벨벳(2014), 트와이스(2015), 블랙핑크(2016)가 3세대를 이끌었습니다. 트와이스는 한국·일본·대만 출신 멤버로 구성되어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블랙핑크는 2019년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세븐틴, 갓세븐, 마마무처럼 개성 있는 그룹들도 이 시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3세대에서 달라진 것들
- 팬과의 직접 소통: SNS와 라이브 방송 앱을 통해 아이돌이 일상을 공유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 음원 스트리밍: 음반만큼이나 음원 차트 성적이 중요해졌습니다.
- 다국적 멤버: 데뷔 때부터 외국인 멤버를 포함하는 그룹이 크게 늘었습니다.
- 월드 투어: 북미, 유럽, 남미의 대형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 그룹이 등장했습니다.
4세대(2018~2022): 세계관과 비대면 시대
4세대는 2018년 전후로 데뷔한 그룹을 가리킵니다. 스트레이 키즈, (여자)아이들, ATEEZ, ITZY, TXT, 에스파, 엔하이픈,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데뷔 직후부터 해외 팬덤을 염두에 두고 활동했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릅니다. 첫 앨범부터 글로벌 음원 차트에 오르고, 데뷔 1~2년 만에 월드 투어를 여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4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관입니다. 에스파는 현실의 멤버와 가상 세계의 아바타가 함께 존재한다는 설정을 내세웠고, 여러 그룹이 앨범마다 이어지는 서사를 설계해 팬들이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반대로 뉴진스처럼 복잡한 설정 대신 편안하고 일상적인 분위기로 차별화한 그룹도 큰 반향을 얻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4세대의 활동 방식을 크게 바꾸었습니다. 대면 공연이 멈추자 기획사들은 유료 온라인 콘서트, 영상 통화 팬사인회, 온라인 팬미팅 같은 새로운 형식을 빠르게 도입했습니다. 이 시기에 데뷔한 그룹 중에는 데뷔 후 1년 넘게 관객 앞에서 공연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신 이 경험은 K-팝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팬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한층 정교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체 제작 능력도 더 중요해졌습니다. 스트레이 키즈는 멤버 세 명으로 구성된 프로듀싱 팀이 곡 작업을 주도하고, (여자)아이들은 리더가 타이틀곡 대부분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팬들은 이제 '무대 위의 모습'만큼이나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5세대(2023~): 숏폼과 현지화의 시대
2023년 무렵부터는 '5세대'라는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제로베이스원, SM의 라이즈, YG의 베이비몬스터, 하이브 계열의 투어스와 아일릿, 키스오브라이프, 보이넥스트도어 등이 자주 거론됩니다. 다만 5세대는 아직 진행 중인 흐름이라 어떤 그룹을 포함할지, 4세대와의 경계를 어디에 둘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5세대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숏폼 콘텐츠입니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15~30초짜리 '챌린지'가 퍼지면 곡 전체가 역주행하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 타이틀곡은 처음 몇 초 안에 귀를 사로잡는 후렴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를 갖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의 흐름은 현지화된 K-팝 그룹입니다. 한국 기획사가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현지 출신 멤버로 그룹을 만들어 K-팝식 트레이닝과 제작 방식을 적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그룹을 K-팝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있지만, K-팝이 하나의 장르를 넘어 '제작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K-팝 음악은 무엇이 다른가: 세대를 넘어 이어진 사운드의 특징
세대마다 유행한 사운드는 달랐지만, K-팝 노래에는 시대를 넘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특징을 알면 처음 듣는 그룹의 노래도 훨씬 쉽게 귀에 들어옵니다.
한 곡 안에서 바뀌는 장르
K-팝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를 자유롭게 섞는다는 점입니다. 한 곡 안에서 힙합 비트로 시작해 팝 후렴으로 넘어가고, 브리지에서는 갑자기 발라드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가 마지막에 강렬한 댄스 브레이크로 끝나는 식이죠. 해외 음악 평론가들은 이런 구성을 두고 '여러 곡을 이어 붙인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정신없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급격한 전환이야말로 K-팝 특유의 롤러코스터 같은 재미를 만듭니다.
킬링 파트와 포인트 안무
K-팝 제작자들은 노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 이른바 '킬링 파트'를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여기에 맞춰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가 짝지어집니다. 2세대의 '텔미 춤'이나 '지 춤'처럼, 노래 제목만 들어도 특정 동작이 떠오르는 것은 이런 설계 덕분입니다. 5세대의 숏폼 챌린지도 결국 이 전통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멤버마다 다른 역할: 포지션
K-팝 그룹의 멤버들은 각자 '포지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래 실력이 가장 뛰어난 '메인 보컬', 춤을 이끄는 '메인 댄서', 랩을 맡는 '래퍼', 그룹을 대표하는 '리더', 그리고 막내를 뜻하는 '막내'가 대표적입니다. 그룹의 얼굴 역할을 하는 '비주얼'이라는 표현도 자주 쓰입니다. 한 노래 안에서 파트가 멤버별로 나뉘기 때문에, 팬들은 각 멤버가 어느 부분을 부르는지 표시한 '파트 분배' 영상을 즐겨 찾아보기도 합니다.
포지션을 알고 무대를 보면 재미가 훨씬 커집니다. 어려운 고음은 메인 보컬이, 분위기를 바꾸는 랩 브리지는 래퍼가, 곡의 절정에 등장하는 댄스 브레이크는 메인 댄서가 이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는 대신, 여러 멤버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는 것이 K-팝 그룹의 매력입니다.
퍼포먼스와 영상의 결합
K-팝은 '듣는 음악'인 동시에 '보는 음악'입니다. 뮤직비디오는 영화 못지않은 제작비와 연출로 만들어지고, 음악 방송 무대는 카메라 동선까지 미리 맞춰 촬영됩니다. 컴백 때마다 공개되는 안무 연습 영상과 '직캠'(특정 멤버만 따라 찍은 영상)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됩니다. 세대가 바뀌어도 '음악, 춤, 영상이 하나로 묶인 종합 콘텐츠'라는 K-팝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대를 관통하는 K-팝 시스템
세대마다 모습은 달라졌지만, K-팝을 지탱하는 기본 구조는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이 공통점을 알면 어느 세대의 그룹을 보더라도 이해가 쉬워집니다.
연습생 제도
대부분의 아이돌은 데뷔 전 수년간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지내며 보컬, 댄스, 외국어, 방송 태도 등을 훈련받습니다. 1세대 때 만들어진 이 제도는 세대를 거치며 더욱 체계화되었고, 지금은 해외 오디션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을 선발합니다.
컴백 중심의 활동 주기
K-팝 그룹은 새 앨범을 내고 몇 주 동안 음악 방송, 예능, 팬사인회에 집중하는 '컴백' 활동을 반복합니다. 앨범마다 콘셉트가 바뀌는 것도 특징입니다. 귀여운 콘셉트로 데뷔한 그룹이 몇 년 뒤 강렬한 콘셉트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K-팝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팬덤과의 관계
공식 팬클럽 이름, 응원봉, 응원법(팬들이 노래 중간에 함께 외치는 구호)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K-팝만의 문화입니다. 1세대의 풍선이 지금은 블루투스로 공연 조명과 연동되는 응원봉으로 진화했을 뿐,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무대를 완성한다는 정신은 그대로입니다.
대형 기획사 이야기: 누가 K-팝을 만들어 왔나
세대론을 이해하는 데 기획사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흔히 'SM·YG·JYP'를 전통적인 3대 기획사로 불렀고, 여기에 BTS의 성공으로 성장한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더해져 '4대 기획사'라는 말도 쓰입니다.
- SM엔터테인먼트: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EXO, 레드벨벳, NCT, 에스파, 라이즈 등. 세대마다 굵직한 그룹을 배출하며 아이돌 시스템을 정립했습니다.
- YG엔터테인먼트: 빅뱅, 2NE1, 블랙핑크, 베이비몬스터 등. 힙합 기반의 강렬한 음악 색깔로 유명합니다.
- JYP엔터테인먼트: god, 원더걸스, 2PM,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ITZY 등. 박진영이 설립했으며 체계적인 인성·건강 관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 하이브: BTS, 세븐틴(플레디스), TXT, 엔하이픈, 르세라핌, 투어스, 아일릿 등. 여러 레이블을 거느린 '멀티 레이블' 체제가 특징입니다.
물론 중소 기획사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그룹이 많습니다. 마마무, 키스오브라이프, ATEEZ처럼 대형 기획사 밖에서 성장한 그룹들은 K-팝의 다양성을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세대론을 즐기는 법: 입문자를 위한 감상 루트
세대론은 외우기 위한 연표가 아니라 음악을 더 재미있게 듣기 위한 도구입니다. 지금 좋아하는 그룹이 있다면 그 그룹의 '선배'를 거슬러 올라가 보세요. 같은 기획사의 이전 세대 그룹을 들어 보면 음악적 DNA가 어떻게 이어지고 변해 왔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추천 루트를 하나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와 H.O.T.의 〈캔디〉로 1990년대 분위기를 느껴 보고, 원더걸스의 〈Tell Me〉와 소녀시대의 〈Gee〉, 빅뱅의 〈거짓말〉로 2세대의 활기를 맛보세요. 이어서 BTS의 〈봄날〉과 트와이스의 〈TT〉, 블랙핑크의 〈뚜두뚜두〉로 3세대의 글로벌 감각을, 스트레이 키즈의 〈神메뉴〉, 에스파의 〈Next Level〉, 뉴진스의 〈Hype Boy〉로 4세대의 다양성을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대순으로 듣다 보면 30년 동안 K-팝 사운드가 얼마나 빠르게 진화해 왔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팁: 음원 사이트나 유튜브에서 '세대별 K-팝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하면 팬들이 정리해 둔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 시대별 패션과 영상 스타일의 변화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대 구분은 누가 정하나요?
공식 기관이 정한 기준은 없습니다. 팬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한 표현이라 사람마다 경계가 조금씩 다릅니다. 이 글의 구분도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을 따른 것입니다.
오래 활동한 그룹은 몇 세대인가요?
일반적으로 데뷔 시기를 기준으로 합니다. 슈퍼주니어나 빅뱅이 지금도 활동하더라도 2세대로, BTS는 3세대로 부릅니다.
세대 간 경쟁이 있나요?
음악 방송이나 차트에서 세대가 다른 그룹이 함께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돌이 이전 세대 선배를 롤모델로 꼽고, 선후배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합니다. 세대론은 경쟁보다는 계승의 의미로 이해하는 편이 K-팝을 즐기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지금 듣는 노래에도 30년이 담겨 있다
K-팝 세대론은 결국 '변화의 기록'입니다. 카세트테이프에서 숏폼 영상까지, 서울의 공개홀에서 전 세계 스타디움까지, K-팝은 매 세대마다 새로운 매체와 무대를 받아들이며 성장해 왔습니다. 오늘 이어폰으로 듣는 5세대 그룹의 노래에도 지난 30년의 시도와 실패, 성공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다음에 좋아하는 그룹의 무대를 볼 때, 그들이 어떤 선배들의 길을 이어받았는지 한 번쯤 떠올려 보세요. 같은 노래도 훨씬 깊게 들릴 겁니다.